의(醫)는 하나이고 의학(의학(醫學))은 여럿이며 요법(療法)은 수 백 가지이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nd art is long)”라고 하였고, 의(醫)는 치유예술(Healing Art)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치유예술(治癒藝術)로서의 의(醫)는 본질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하나일 뿐이지만, 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서의 의학(醫學)은 서양의학, 동양의학, 보완대체의학 등 여러 가지 의학으로 구별할 수 있으며, 치유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으로서의 요법(therapies)은 수 백 가지 이상이라는 뜻이다. 미술치료(Art Therapy)는 이러한 요법 중의 하나이다.

의학의 역사적 흐름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축이 종전의 ‘병 중심의 의학(Disease Oriented Medicine)’에서 ‘건강 중심의 의학(Health Oriented Medicine)’으로 옮겨지고 있다. ‘질병을 찾아내어 제거하려는 의학’에서 ‘웰 빙(Well Being)을 추구하는 의학’으로 중심축이 옮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종전에는 사람의 생리적 상태를 ‘건강과 질병’이라는 상대적이며 이분법 적인 사고로 구분하였으나, 근래에는 건강과 질병 사이에 ‘불건강(不健康) 또는 미병(未病)’이라는 개념을 등장시켰다.? “건강은 잃었으나 아직 병이 아닌 상태”가 곧 불건강/미병 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불건강의 상태를 극복하는 것이 ‘참 건강(Well Being)’인데 기존의 정통적(正統的, conventional) 제도권 의학은 질병을 찾아 제거하는 방향에서는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였으나 “참 건강(well being)을 챙겨준다”는 측면에서는 많은 한계점을 느끼게 되었다. 참 건강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각 문화권에 전래되어 오는 전통의학(傳統醫學, Traditional Medicine)과 민간요법(民間療法, Folk Medicine)이 의료계 표면에 등장하게 되었고, 이들 전통의학과 민간요법을 통틀어 연구대상으로 삼는 의학이 보완대체의학(補完代替醫學, Complementary Alternative Medicine)이다.? 보완대체의학의 주된 치료 대상이 불건강(미병)이며, 치료 목표가 ‘참 건강(well being)의 달성’이다. 보완대체의학의 중요한 부분인 임상미술치료가 바로 이 부분에서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참 건강’에 대한 정의도 종전의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심리적으로도 건강해야지” 하던 관점에서 “사회적으로도 건강 해야지”가 추가되었었으며 최근에는 “영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는 영적(靈的, spiritual)인 측면이 추가되었다. 참 건강에 대한 개념의 변화는 “그렇다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모두 다스려 참 건강을 이뤄 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아울러 제시하였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고 연구열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배경으로, 임상미술치료가 신체적·정신적·심리적·사회적·영적 측면을 모두 아울러 평가하고 다스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건강’을 이루려는 보완대체의학의 중요한 일부로 부각되었다.
미술치료는 지난 30여 년간 제도권의 정통의학체계 내에서 특히 정신의학이나 재활의학 분야에서 임상적으로 응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제도권 의료체계에 접목이 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임상미술치료의 응용과 연구의 범위가 더 넓게 확대 되어 보완대체의학 영역까지도 아우르게 되었다. 미술치료는 서양의학, 동양의학, 보완대체의학 모두에서 임상적 응용의 잠재력과 연구의 가능성을 이미 제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의학을 융합하는 통합의학의 일부로서 할 중요한 역할이 전망된다.

임상미술치료의 역할을 조명한 본 연구와 미술치료 분야 전반의 발전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료계와 사회에 공헌 할 수 있다.

첫째, 세계적 추세에 보조를 맞춘다. 의학 선진국에서 빠른 속도로 보급 확산 되고 있는 미술치료를 도입하여 교육, 진료, 연구, 제도화와 연계시킴으로써 적어도 세계의학 수준에 도전하거나 더 나아가 그들을 앞지르는 학문적 잠재력을 키운다. 미국의 경우 125개의 의과대학 중 100 여 개의 의과대학에서 보완대체의학 또는 통합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정식 교과 과정을 개설하여 교육, 진료, 연구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그 교과 과정의 내용에는 미술치료가 포함되어 있다.

둘째, 지식의 폭이 넓은 의료사(의사와 치료사)를 양성한다. 의사나 각 분야 치료사에게 인접 분야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혀 준다. 의료인 모두가 미술치료를 직접 시행하도록 만든다는 뜻이 아니고, 미술치료에 대한 올바른 연구결과와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 돌보는 환자들에게 올바른 치료 방향과 지침을 제시 해 줄 수 있도록 해 준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미술치료는 재활의학 분야에서 뇌졸중(풍) 환자, 신경 마비 환자, 인지능력 장애 환자, 관절염 환자, 뇌성 마비 어린이 환자에게 임상적 도움을 줄 수 있고, 소아의학 분야에서 발달 장애, 정신 지체, 과잉 행동 장애, 집중력 장애, 자폐증 어린이와 가족에게 임상적 도움을 제공하고, 정신의학 분야에서 정서불안, 사회 적응 불안, 우울증, 정신질환 등의 환자에게도 임상적 도움을 주며, 그 이외에 암 환자, 만성 통증 환자, 각종 난치병 환자 관리에도 임상적 도움을 제공 해 준다. 여기서 말하는 임상적 도움이란 해당 질병의 치유과정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내거나 그 질병과 관련된 증상의 호전 효과를 의미한다.

셋째, 기발한 기초연구발상(Basic Research Idea)을 제공 해 줌으로서 무한대의 실용적 임상연구(Applied Clinical Research)로 이어 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양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은 연구발상(Research Idea)의 보고(寶庫, Treasure Box)이기 때문이다.

넷째, 새로운 세계의학 창출에 기여한다. 서양의학, 동양의학, 보완대체의학에는 각각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제한점과 단점도 아울러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각 의학의 장점만을 융합시킨다면 어떤 독립된 의학보다도 차원이 높은 더 우수한 통합의학(統合醫學, Integrative Medicine) 또는 전일의학(全一醫學, Wholistic Medicine)의 창출이 가능하다. 동양미술과 동양의학을 접목시키고, 서양미술과 서양의학을 접목시키고, 이렇게 접목된 동·서 미술과 동·서 의학을 한 데 융합시킨다면 통합 미술치료(Integrative Art Therapy)의 탄생이 가능하게 되며, 이러한 통합 미술치료 분야는 새로운 세계적 전일의학 창출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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